IUM MAGAZINE

LOVE / Oct, 2017

Fall in Love

Fall in Love

이별한지가 언제였더라. 실은 진짜 그게 사랑이었고 이별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런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었고, 아마 그도 연애감정 비슷한 걸 나에게 느꼈었던 것 같다. 헤어짐인지 뭔지 모를듯한 이별을 한 뒤에 여느 해와 다르지 않은 가을을 맞았다. ‘좋으니 사랑해서, 사랑을 시작할 때 네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따위의 센티멘탈한 가사를 듣는데 왜 네 생각이 나는지. ‘가을 탄다는 말은 어딘지 낯부끄럽지만, 지금의 나는 가을을 타고 있는 게 분명하다.  

떨어지는 가을, Fall


가을은 혼자인 사람에게 유독 가혹하다. ‘옆구리가 시리다는 말은 실상 가을보다 겨울에 더 적합함에도, 가을에 더 절절하게 체감된다. 그건 아마 혼자서도 충분히 찬란했던 여름 직후, 모든 생명의 낙하를 바라봐야만 하는 계절이기 때문인지도. 가을이 왜 영어로 ‘Fall’이냐고 하면, ‘잎이 떨어진다는 뜻의 영어 ‘Fall of the leaf’에서 유래했다 한다. 그러고 보면 가을은 참 변덕스럽기도 해서 낮에는 쨍쨍하다가 해가 지면 기온이 뚝 떨어져버리고, 식물의 잎도 낙엽이 되어 힘없이 떨어지곤 한다


모든 것이 떨어지는계절이라 ‘Fall’이라니. 단순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가을의 적적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럴 법 하다. 그 동안 가을철이면 고질병처럼 도졌던 옆구리 시림은 이 떨어짐에 대한 아쉬움과 허망함, 상실감 때문이었나. 가을이면 오히려 정말로 추워서 시린 겨울보다도 심리적으로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여기엔 심리적인 요인 외에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이 오기 전의 반 년 동안은 밤이 낮보다 길어져 햇빛을 받는 시간이 줄어든다. 일조량이 줄어들고 기온이 낮아지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드는데, 이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심리적 안정과 엔도르핀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라는 것. 해가 긴 여름날 마구 분출되던 세로토닌의 양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는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햇빛만 쬐어도 생체적으로 발생되던 즐거운 기분이 사라지면서 우리는 자꾸 왠지 모르게 외롭고, 쓸쓸하고, 옛 추억만 더듬게 되는 것이다.

 

사랑에 빠져야 하는 가을


그렇다고 해서 세상 우울함은 모두 나의 것인 냥 외로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것인가. 일단은 밖으로 나서자.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의 분비가 늘어나서 조금은 기분이 좋아질 지도 모르니까. 가을은 쓸쓸하고 우울한 계절이지만, 사랑을 하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노스 노르웨이 대학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낙엽이 질 때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이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은 성욕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성욕은 왕성해 지는데 엔도르핀은 줄어든다니! 혼자인 내가 유독 가을에 외로움을 탔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가을에 부쩍 외로워진 당신, 당신의 외로움은 유별난 성향의 증거가 아닌 보편적인 신체 변화의 결과일 뿐이다. 이번 생은 틀렸어라며 방구석에 틀어 박혀 우울모드에 돌입하는 대신 멀끔하게 차려 입고 집밖으로 나서 보자. 가을은 심리적으로 옆구리가 시린 계절이라지만, 이 계절이 지나면 정말로 옆구리가 쓰라린 겨울이 오니까. 올 겨울엔 부디 한쪽 옆구리라도 따뜻하게 데워줄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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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Ju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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